[캐나다] 신기한 천체 현상 오로라 체험 하러 가기 - 출발

2018. 11. 22. 15:00Life in Canada/Yellowknife

오로라 만나러 가는 길


Yellowknife, Northwest Territories, Canada




한여름 어느 날, 즉 내 생일날이었다.

여자 넷이 모여서 외식을 하고 그 해 겨울 오로라 여행을 결정했었다.

(그 자리에서 비행기표를 바로 예약해 버렸다.)


북극권이나 남극권 지역에서 관측할 수 있다는 신기한 천체 현상인 오로라.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보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추운 지방으로 가야만 볼 수 있는 생각에 쉽게 여행을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여행 중에 안 사실이지만 굳이 겨울에 안 가도 된다는 걸 알게 됨.)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는 곳이 극지방에 가까운 아이슬란드, 그린란드, 스웨덴, 핀란드, 러시아 북부, 알래스카 또는 캐나다 북부 지방이다.

크리스마스 연휴에 다들 시간이 되어서 멀리는 갈 수 없기에 캐나다에서도 오로라 관측 관광 사업이 잘 되어 있는 옐로우나이프로 가기로 했다.

옐로우나이프를 선택한 또 다른 이유는 관측률이다.

옐로우나이프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오로라 관측지로 3박 체류 시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확률이 95%나 된다고 한다.

실제로 3박 체류에 이틀 밤을 봤다.

두번째는 시야률. 산이 없고 (산이 없어야 시야가 넓어 잘 볼 수 있단다) 청정 지역이여서 하늘에 먼지가 많지 않기 때문에 오로라 더 뚜렷하게 관측할 수 있단다.

어디서 읽었는데 (출처가 생각이 안 남) 북유럽 지역은 한 가지 색깔만 관측되지만, 옐로우나이프는 여러 색이 관측된단다.


오로라 관측 적정 시기는 11월 - 4월이라고 하는데 굳이 그렇지도 않은 듯하다.

관측 적정 시기라도 보름달 뜨는 시기면 볼 수 없단다. 달이 밝아서 오로라 빛이 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구름 낀 날 볼 수가 없다. 겨울 시작일 때 눈이 많이 오기 때문에 10월과 11월은 흐른 날이 많단다.

여름은 백야때문에 관측할 수 없다고 하는데 여름 끝자락인 8월 말부터 9월 말까지 짧지만 오로라 관측하기 좋은 시기라고 여행 중 로컬이 추천해 주었다.



옐로우나이프는 캐나다 북서 지방에 있다.



가장 먼저 비행기표부터 구입했다.

토론토에서 옐로우나이프까지 직항이 없다.

캘거리 경유해서 옐로우나이프까지 가는데 총 비행시간만 약 8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국내 여행이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두 번째로 오로라 관측 패키지를 알아봤다.

호텔까지 제공하는 패키지가 있고 그냥 관측만 제공하는 상품이 있었다.

총인원이 4명이라서 방 하나를 사용하면 많이 절약되기에 호텔은 우리가 직접 예약하기로 했다.

호텔은 다 거기에서 거기였던 것 같다. 가장 무난한 Days Inn & Suites by Wyndham 정했다.


마지막으로 오로라 관측 상품을 정했다.

오로라 관측 여행 상품을 제공하는 여러 회사가 있었지만 가장 경험이 많은 오로라 빌리지 (Aurora Village)로 정했다.

오로라 빌리지 웹사이트에 가면 상품에 관한 설명들이 자세하게 있다.

우리는 오로라 3일 관측과 옷과 부츠 렌탈 3일을 했다.


대개 일본인과 한국인 상대로 하는 회사라서 한국어와 일어를 할 수 있는 직원들이 있어서 문의하거나 예약하는데 별 어려움은 없다.

온라인으로 예약할 때 언어를 선택하고 픽업하는 호텔도 선택하면 된다.

그리고 나중에 이메일로 참가자 이름과 옷과 신발 사이즈를 보내면 아래같이 컨펌 이멜이 온다.

우리는 크리스마스 연휴 때 가서 할리데이 요금이 더 추가되었다. (할리데이는 다들 쉬어야 하는데 일해서일까?)



오로라 빌리지에서 보내 준 예약 확인서, 여기에 두 개의 실수가 있는데 우리는 도착해서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오로라 관측 말고 다른 관광은 우리가 알아서 다니기로 했다.

여차피 연휴라서 문을 연 곳이 별로 없을 것 같았다.


극한의 추위를 경험할 것 같아서 히트텍 속옷, 수면 양말, 라이트 다운 조끼, 그리고 추위에 배터리가 빨리 감소되니 여분의 카메라 배터리와 밖과 실내의 온도차로 습기가 생긴다고 해서 카메라에 안 좋을 수 있다고 실리카, 그리고 필수인 핫팩을 챙겼다.


국내 비행이라서 붙이는 짐은 추가 비용이 들어서 최소한의 짐으로 챙겨야 했다.

오로라를 찍기 위해서는 삼각대가 필수인데 무게나 부피로 짐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오로라 빌리지에서 삼각대 렌탈을 한다. 하루에 10불인가 비싸지 않은 금액이었다.

덕분에 짐은 가볍게 쌀 수 있었다.



준비물들



드디어 옐로우나이프로 떠나는 날.


공항에서 쑥이 네 명이 다 만났다.

연휴 시작이라 공항은 북적북적했었다.

무사히 보안 검사대를 지나가 했다.

언니들 중 한명이 참치캔을 들고 갔는데 액체류는 100 ml 10개만 반입이 되기에 참치캔은 어떻게 될지 몰랐다.

참치캔은 무사 통과였는데, 의외로 내가 걸렸다.

전혀 몰랐던 일. 내 핫팩이 걸렸던 것이다.

카메라에도 붙이고 나도 붙일려고 한 묶음을 넣었더니 (한국산) 비행기 반입이 된다는 표시가 없고 한글로 되어 있어서 검사관은 무슨 말인지 모르기 때문에 안된다고 폐기 처분을 해 버렸다.

Air activated heat pack만 기내 반입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런 것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나중에 비행기 기다리면서 찾아보니 Air activated heat pack만 반입된다고 캐나다 출입국 사무국 웹사이트 (CATSA)에 나와 있기는 했었다. (어렵게 찾았었음)


https://www.catsa-acsta.gc.ca/en/item/air-activated-therapeutic-heat-pad


이렇게 써져 있는 제품만 기내 반입이 된다.



언니들은 그냥 몇 개만 챙겨서 안 걸렸던 것 같고 나는 뭉치로 두 팩이나 있어서 스크린에서 의심스럽게 보였던 것 같다.

엄청 당황해서 옐로우나이프에서 핫팩없이 어떻게 보낼지 캄캄해졌다.

한국 제품이 더 따뜻하고 오래 유지되는데...



비행기 타러 가는 길 팀홀튼에 들려서 잠시 일정 브리핑을 하기로 했었다.

팀홀튼에서 요깃거리를 구입하고는 내 손에 보딩 패스가 없다는걸 알았다.

핫팩에 당황해서 정신이 없었는데 보딩 패스까지 안 보여서 머리가 어질해지기 시작했다.

찾아본다고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 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땀이 삐질삐질 났었다.





팀홀튼 옆에 있는 테이블에서 기다리고 있던 언니들에게 돌아갔다.

어떻게든 방법이 있겠지라고 서로 이야기하는데 쑥이 1 언니가 느닷없이 "왜 나는 보딩 패스가 세 장이지?" 그러셨다.

커피 산다고 쑥이 1 언니가 내 물건을 들고 있었는데 다른 건 다 주시고 보딩 패스만 안 주셨던 것이었다.

(토론토에서 보딩 패스 두 장씩 받았었음. 토론토 - 캘거리 그리고 캘거리 - 옐로우나이프 행)

이렇게 이 여행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시작되었다.


캘거리에서 옐로우나이프로 가는 비행기를 탔는데 한참 동안 비행기가 출발하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어떤 기계 와서 비행기에 뭘 뿌리는데 De-Icing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방송이 나왔다.

그제야 실감되었다. 얼마나 추운 곳으로 가는지.. ㅎㅎㅎ

옐로우나이프에 가까워지자 웅성거리는 소리가 났다.

다들 창밖을 보는데 오로라가 보였다~!!

오로라 보러 가는 비행기에서 생에 처음으로 오로라를 보게 된 것이다.

정말 커튼처럼 출렁이는데 신비 그 자체였다.





옐로우나이프에는 자정이 넘어서 도착했다.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무료로 다는 셔틀이 있어서 쉽게 이동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