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8일차 - 백 투 홈

2019. 6. 27. 03:45Get Around the World/2015 Barcelona, SP

 

DAY 8

집으로 가기 - BACK TO HOME

8일간의 꿈만 같았던 시간들.
이 여행을 과연 잘 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과 함께 시작한 바르셀로나 8일 여행.
생각보다 깨끗하고 안전했던 그리고 맘이 편했던 그런 곳을 떠나야 할 때.

 

 

8일 동안 나의 보금자리가 되어 주었던 게스트 하우스.
매일 스태프들이 깔끔하게 청소하고 찬물 따뜻한 물 세게 잘 나왔었다.
방은 좁았지만 그래도 지내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침대도 꽤 편했었고 다만 걱정했던 소음은 호불호였는데 우리가 지내는 동안은 좀 시끄러웠다.
위층에서 들려오는 발소리, 산 후안 축제라서 밖에서 들려오는 폭죽 소리,
그리고 늦게 귀가한 다른 숙박객들이 주방에서 만들어내는 소음.
(이건 불만 제기하면 그 숙박객은 그대로 쫓겨 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매일 피곤했는지 어느 정도 잠들기 시작하면 숙면의 세계로 들어가서 아침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잤다.

 

 

정들었던 곳을 한번 씨익 둘러보고...

 

 

공항버스 타러 카탈루냐 광장으로 갔다.
친구랑 인사하고, 아우... 눈물 글썽...
8년 만에 만나서 8일 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니.. 헤어지기 싫어졌다.
언제 또 보게 될 지 모르니 더욱더 아쉬웠다.

 

 

바르셀로나 도착했을때 버스에서 이 곳 저곳 연락한다고 정신없어서 창 밖을 못 보다가 처음으로 밖을 내다봤을 때 보였던 게 아레나였었다.
갈 때도 아레나를 보며 공항으로 갔었다. 안녕~ 바르셀로나!

 

 

아레나를 지나고 나니 정말 볼 풍경이 없었다.
공항이 보이니 이제 정말 집으로 가는구나 싶다.

 

 

온라인 체크인을 안 한지라 에어 캐나다 항공사 찾아서 체크인을 해야 했었다.
여기서부터 나의 운은 점점 살아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체크인 줄이 엄청 길었었다.
한참을 서서 체크인을 하고 나니 보딩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다.

 

 

보안 검색대를 지나가는데 삐익~소리가 났다.
츄리닝에 헐렁한 면 셔츠에... 맨발에... 로퍼만 신었는데 소리가 날게 없는데...
여자 요원이 몸 검색한다. ㅜ.ㅜ
나중에 가만히 생각해 보니 고딕지구 야경 구경 갔을 때 했던 머리끈으로 머리를 올려 묶었는데,
그 머리끈 속에 철사가 있다는걸 까먹고 있었었다.
그 철사때문에 삐익~소리가 났던거였다.

 

출국심사대를 지나가는데 아저씨가 날 보더니 "안녕하세요?" 하셨다.
몇 마디 나누고 아저씨가 도장을 꽝 찍어주시더니 "안녕히 가세요~"라고 하셨다.

몬트리얼행 비행기 게이트는 정말 멀리 있었다.
내가 탈 비행기 게이트로 가는 길에 토론토로 가는 직항 비행기가 떠나고 있는 것을 봤다.
원래는 저거 타려고 했었는데 친구가 일주일만 일찍 날짜를 가르쳐 주었어도 직항 비행기표를 구입할 수 있었는데...

 

 

탑승하고 자리를 잡으니 안내 방송이 나왔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있으면 에어캐나다 앱으로 기내 스트리밍으로 영화, 드라마, 음악 등을 들을 수 있고 하였다.
남아 있는 데이터로 출발하기 전에 얼른 다운 받았다.
그리고 하늘을 날고 있을 때 에어 캐나다 루즈 와이파이로 연결하고 앱을 실행하면 된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제공되었다.
바르셀로나로 올 땐 이런 이야기 안 해 줬는데... ㅎㅎ
집으로 갈 때는 한국 영화 한 편 봤다. 이승기와 문채연 나오는 영화.

 

 

잠은 안 오고 심심해서 여행기나 열심히 썼었다.

 

 

스벅에서 샀던 내가 좋아하는 카라멜 와플.
토론토에서도 한동안 나왔었는데 바르셀로나에서 스벅 갈 때마다 샀던 것 같다.
마지막엔 사놓고 먹는 걸 까먹어서 기내에서 출출할 때 잘 먹었다.

 

 

내 옆에 앉아 계시던 아저씨, 한 50대 후반 정도 되어 보였던 아저씨 나처럼 토론토로 가시나보다 승무원한테 자꾸 물어보신다.
환승 시간이 1시간밖에 없는데 환승이 가능하냐고 나랑 같은 비행기인 것 같았다.
나는 당연히 가능하니깐 이렇게 표를 팔았겠지 생각하고 별 걱정을 안 했었다.
아저씨는 몇 번이고 물어보셨다.
물어보실 때마다 나에게도 도움이 될까 하고 들었는데 승무원마다 조금 빠듯하기는 하지만 가능하다고 했다.
도착할 때쯤 기내 안내 방송이 나왔다.
국내선으로 환승하는 승객들은 입국 심사 거쳐서 짐을 찾아서 다시 체크인해서 갈아타야 한다고.
나는 왜 이때도 가능하다고 생각을 했었는지....
예정 시간보다 10분 정도 일찍 몬트리얼에 도착했다.
내리자마자 불이 나게 입국 심사로 갔는데 헐...
줄이 장난 아니게 길었다. 거주자는 자동 입국 심사를 하기 때문에 보통 줄 서지 않고 토론토 경우는 정말 빨리 나가는데 몬트리얼 공항 시스템은 정말 아닌 것 같았다.
입국 심사를 거쳐 짐을 찾으러 갔는데 짐이 아직 안 나왔었다.
몬트리얼이 최종 목적지인 사람들과 같이 짐을 기다리는데 짐이 정말 안 나왔었다.
맘이 조급해졌다. 아까 내 옆에 앉아 계셨던 아저씨를 주변에서 계속 눈으로 찾았다.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가 싶어서 그 아저씨가 있으면 다행이다... 안심을 하고,
짐을 한 30분 기다렸던 것 같다. 탑승 시간은 지나고 여기서 어디로 체크인을 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기내에서는 나가면 에어 캐나다 직원들이 많아서 안내해 줄 거라고 하는데 국내선 환승하는 안내판도 없었고 에어 캐나다 직원도 없었다.
정말 당황하고 있는데 에어 캐나다 직원 2명을 발견했다.
짐 찾는 벤트가 10개나 있는데 에어 캐나다 직원 딱 2명밖에 없었다.
그 직원이 소리쳤다. 국내선 환승 2층으로 가란다.
토론토 가는 비행기 많으니깐 토론토행 놓쳐도 걱정 말란다.
순간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우리를 기다리지 않고 비행기가 떠나나??

땀 뻘뻘 흘리면서 2층으로 갔다.
나는 2층으로 가면서 에어 캐나다 국내선 환승하는 체크인 데스크가 따로 있는 줄 알았다.
허거걱......
이건... 그냥 일반 출국장이었다.
전 세계로 출국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용하는 출국장!
여기에도 국내선 환승 표시가 없었다. 그 많은 체크인 데스크중에 에어 캐나다를 찾아야 했었다.
에어 캐나다를 겨우 찾았더니 가방 체크인 데스크는 딱 한 곳.
국내, 국제선 상관없이 모든 체크인 가방은 이리로 가야 했었다.
내 옆에 앉아 계시던 아저씨도 계셨다.
내 차례가 되어 가니 직원이 하는 말 "너 비행기 놓쳤어."
나: "........."
어떻게 하냐고 하니 비행기표 다시 받으라고 했다.
비행기표 발권하는 곳으로 갔더니 난 스탠바이란다.
나: "...................."

"그럼 나 뱅기 언제 타는지 모르는 거야?"
"Right now, it looks good. We are shifting people around. You should be fine."

마지막 말, You should be fine이라고 말할 때 목소리톤 정말 안정적이었다.
왠지 내 맘이 편해졌었다.
다음 비행기가 한 시간 뒤에 떠나는 거라서 큰 문제가 없을 것 같기도 했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난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탠바이 티켓을 받고 보안 검색대를 또 지나갔다.
기나긴 줄.... ㅡ.ㅜ
근대 또 검색대에서 걸렸다.
바르셀로나에서 알람이 울리게 했던 머리끈은 가방에 넣어두었는데 이번에는 랜덤 검색에 걸렸다.
무슨 반응 검사하는건데 보통 손바닥만 하는 것인데 이번에는 허리도 한다고 셔츠 올리란다.
아... 몬트리얼 공항 정말 싫다.....

게이트에서 주구장창 기다리기만 했었다.
다른 사람들 이름 부르고 어떤 사람은 비행기표 받는 것 같기도 했는데 내 이름은 안 불렀다.
이번 비행기도 못 타는 걸까.... 탈 사람들 다 타고나니 내 이름을 부른다.
다행히 자리가 있었던 것 같았다.
에어 캐나다 직원들 있는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자기네들끼리 하는 말로는 브뤼셀에서 오는 승객 몇몇이 아직 체크인을 못하는 것 같다고 했었다.
그 승객들도 나와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늘상 있는 일인 것 같았다.

다행히 다음 비행기를 타고 토론토로 가게 되었다.
나는 정말 이때까지 모든 게 그래도 잘 해결되었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 정도는 양호한 편이었다고 나만의 착각을 했었다.

 

 

승무원이 프레츨 봉지가 안 뜯어지니깐 나보고 그냥 두 개 먹으란다. ㅋㅋㅋㅋ
보통 프레츨 안 먹는데 땀을 뻘뻘 흘리며 쫓아다녔더니 배가 고파서 두개 다 먹어버렸다.

 

 

한 시간 정도 날아갔나.
토론토에 도착했다. 아~ 내 맘을 안 걸까 비가 내리고 있었다.

 

 

기온이 10도 이상 차이 났다.
바르셀로나로 다시 돌아가고 싶었다~~
바르셀로나는 정말 여름 날씨였는데 토론토는 이게 뭔지...
지인 말로는 내가 돌아온 날, 날씨가 완전 안 좋아졌다고 했다.

 

 

이제 짐만 찾아서 집으로 가면 되었었다.
짐들이 다 나왔는데 내 짐이 안 나왔다.
보통 나의 짐 찾는 운은 정말 좋은데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어떻게 된 걸까... 사람들이 거의 다 찾아간 것 같은데...
나 말고도 한 4팀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사람들 나랑 같이 바르셀로나에서 왔는데...
아... 뭐지.... 이 사람들을 어디론간 간다... 따라 가 보기로 했다.

 

 

에어 캐나다 체크인 가방 담당하는 데스트로 가서 확인하니,
오 마이 갓!
내 짐은 담 비행기로 오고 있었다.
나는 먼저 오고 짐은 담 비행기... ㅎㅎㅎㅎ
나는 이번 뱅기 탈 수 있을까 말까 고민하면서 탔을 때 정말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는데 그러면 뭐하냐고!
짐이 안 왔는데... ㅜ.ㅜ

2시간 더 기다려서 짐을 찾아가던지 아니면 자기네들이 다음날 오후에 배달해 준단다.
배달비 따로 드냐고 하니깐 공짜로 해 준단다.
급한 짐은 없지만 느낌상 배달받는다고 하면 더 일이 꼬일 것 같아서 기다리기로 했었다.
2시간쯤이야... 하고 기다렸는데 말이 두 시간이지 거의 3시간을 기다린 것 같았다.

 

 

그 담 비행기로 온 내 가방은 평소와 같이 빨리 나왔었다.
그래... 나의 가방 찾는 운은 원래 이런 거였는데...
근대 밖에 있었나? 비에 홀딱 젖어 있었다.
그나마 하드 케이스라서 짐 안 젖었지만 연두색 끈은 완전 물세탁한 줄 알았다.

 

 

 

시계는 밤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숙소에서 오전 9시 반에 나왔는데 집에 들어가니 밤 11시.
하루 종일 그냥 집으로 오는데 다 보냈다.
정말 에어 캐나다 타기 싫어졌다.
돈은 루프트한자로 나갔는데 모든 건 에어 캐나다 루즈.
마일리지도 25%밖에 적립 못 받고... ㅠ.ㅠ

캐나다로 돌아올 때 국내선 환승은 정말 이번 말고 딱 한번 해 봤었다.
캐나다 첨에 왔을 때 밴쿠버 환승을 했었는데 밴쿠버는 정말 연결이 잘 되었었다.
같은 방식이었다. 이민국-짐 찾기-세관-짐 부치기
근대 안내판도 잘 되어 있었고 짐 붙일 때 출국장으로 나가서 다시 에어 캐나다 찾아서 붙여야 하고 그런 게 아니었다.
국내선 가는 길에 짐을 붙이는 곳이 따로 있었었다.
최악의 환승 시스템은 미국 워싱턴 레이건 공항이었었다.
거긴 셔틀을 타고 다른 청사로 가야 했었는데 다행히도 환승 시간을 넉넉히 주어서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국내에서 외국으로 나갈 때 특히 미국 갈 때도 짐을 찾아서 다시 붙여야 하는데 짐이 미국 입국 심사하는 근처로 따로 나왔었다. 이건 오타와 공항...
거기서 세관 검사하고 입국하는게 정말 편하게 연결이 되어 있어서 국내 환승에 대한 불편함을 몰랐다.
이번에 절실히 배운건, 외국에서 국내로 들어올 때 국내선 환승하는 건 피하거나 환승 시간이 넉넉한 것만 타야 한다.

직항이랑 환승하는 비행기표를 두고 고민을 했던 게 직항은 마일리지를 못 모으는거였고 환승은 모을 수 있는거였는데 25%만 되는 건지 몰랐었다.
그래서 환승하는걸로 몇 푼 더 주고 사버렸다는 마일리지고 뭐고 간에 직항이 최고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