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6일차 - 시체스

2019. 6. 21. 02:29Get Around the World/2015 Barcelona, SP

 

DAY 6




시체스 - SITGES

바르셀로나에서 기차로 약 40분 거리에 있는 작은 해변 마을, 시체스
숙소 스태프가 이 곳의 일몰이 정말 멋지다고 오후에 가서 일몰 구경하고 놀다가 바르셀로나로 돌아오면 된다고 한다.
기차도 늦게까지 있으니깐 그 일정이 딱 좋다고 추천해 주었었다. 
그러고 보니, 체크인하는 약 15분동안 정말 많은 정보를 나한테 말해준 것 같았다.
여하튼 일몰을 보려고 하니 국립 미술관 앞에서 하는 매직 분수쇼를 감상할 수 있는 날이 없었다.
매직 분수쇼가 매일 저녁에 있는 게 아니고 시체스 가는 방향도 매직 분수쇼하는 곳을 지나가기에
시체스 갔다가 산츠역으로 와서 몬주익과 아레나, 분수쇼까지 다 보는 일정으로 짰다.

 

시체스는 가는 방법은 산츠역에서 렌페 R2을 타거나 Passeig De Gracia역에서 타도 된다.
Passeig De Gracia가 출발역인 듯.
숙소에서 가까운 역이 그라시아역이라서 우리는 이 곳에서 출발했다.

 

후덥지근하고 낡고 지저분해 보이는 플래폼이지만, 의외로 깨끗하다. 냄새도 안 나고.
바르셀로나 돌아다니면서 의외로 많이 깨끗하다라는 인상을 받았다.

 

 

우리가 타고 갈 기차가 들어온다.
급하게 아이퐁으로 찍었더니 완전 망사임. ㅎㅎㅎㅎ

 

 

시체스까지 약 40분 가는 동안 종종 이런 사람들을 만났다.
스페니쉬라서 뭐라고 쓰여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안타까운 사연이 적힌 메모와 휴대용 휴지를 자리에 놔두고 간다.

옛날에 한국에서 자주 보던 모습처럼.

 

 

바르셀로나 시가지를 벗어나니 농경지가 나온다.
엄청나게 뜨거운 햇살이 내리 쬐이는 곳인데 비닐하우스가 있는 것이 색달라 보였다.
겨울이 있는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의 뜨거운 햇살인데 저기 들어가면....
상상만 해도 숨이 턱 막힐 듯.

 

 

흡사 한국과 비슷하다.

드디어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푸르디푸른 지중해 바다~ 날씨 너무 좋다~~ ^^
바다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터널 속으로 몇 번을 들어갔다 나갔다 한다.
곧 이런 풍경 실컷 보게 될 것 같아서 빨리 내리고 싶어졌었다.

 

시체스 가는 길

 

자그마한 시체스역

시체스역을 나와서 그냥 사람들이 많이 가는 쪽으로 갔다.
모든 사람들이 해변으로 바로 갈 거라는 나만의 착각만을 믿고서..ㅎㅎ

 

 

따라가다 보니 상점들이 수북~~~ 다운타운 정도 되는 듯했다.
그 가운데 보이는 시계와 푸른색 타일로 장식된 건물.

 

 

덕분에 의도치 않게 다운타운을 구경하게 되었었다.

 

여긴 길 안내판도 예술이다.

 

사람들 따라가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조금 내려오니 야자수와 해변이~~~~~ 보였다.

 

 

그리고 또 왼쪽으로 돌아보니 성당이 보였다.
저기가 전망이 좋다고 하더라 가보자 하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탁 트인 지중해를 바라보며 바닷바람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옆에 방파제가 있었는데 이 위험해 보이는 돌 위에 올라가서 우리는 무슨 잡지 커버 사진을 찍겠다고 난리를 쳤다.
친구는 자꾸 나보고 "보그! 보그!"라고 외치는데 나한테서 모델 포즈를 바라는 건 무리임!

 

 

대신 친구 사진을 많이~ 찍어줬다.
여기서 돌 때문에 위험해서 방파제 길 위에다 친구 카메라랑 우리 가방을 놔두고 정말 정신없이 사진을 찍었다.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었고 주변에도 사람들이 없어서 안심하고 놔둔거였지만,
지나가던 로컬 젊은 커플이 이렇게 놔두면 훔쳐간다고 조심하라고 친절히 와서 말해주었다. 

그 커플이 왔을 때 주변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고 잠시 방심하고 있었을 때였다.
이렇게 정신 팔려있으면 정말 순식간에 훔쳐가고도 남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 내내 생각보단 위험한 일도 적었고 소매치기들이 눈에 띄는 게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늘 중요한 건 몸에서 안 떨어지게 하는 게 최고인 듯 싶었다.

 

 

저어기에~ 다른 해변이 있는 것 같아서 이리로 지나가 보기로 했다.

 

 


여긴 박물관인데 뭘 전시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입장료가 약 10 유로했던 것 같다.
근대 아주 큰 통유리 창문을 해 놓은 곳이 있었는데, 거기서 바다가 바로 보였다.

너무 이뻐서 밖에서 한참을 쳐다보고 있었다는..

 

창문에 비치는 우리들.

 

여기가 아마 세계에서 가장 좁은 길? 은 아니겠지.... ^^;;;
정말 좁아 보이는 골목

 

 

 

길 벽 바닥에 이렇게 파란선이 그어져 있고 해와 바다 물결 모양이 있었다.
뭘까? 석양을 볼 수 있는 포인트라는 표시일까? 관광 안내소에 갔더라면 가르쳐줬겠지?
콜로니아 구엘에서 파란 발자국을 따라가듯이 여기도 무슨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길 한쪽 벽에 붙어있던 타일식, 문패도 아니고... 길 이름표도 아닌 것 같고... 

 

 

바다에 왔으니 물에 안 들어갈 수가 없지.
아~~~ 시원해~~~~

 

 

바르셀로네타처럼 여기 모래도 짙은 색깔이였다.

 

 

물도 얼마나 투명한지.
그러고 보니 바다 짠내가 안 난다.

이 날도 나는 바다에 발만 담그는 신세.
친구는 신나게 수영하는데 나는 모래사장에 앉아서 구경만.
아.... 근대 머리맡이 점점 뜨거워진다. 뜨겁다는 느낌보다 아린 느낌.
아무래도 그냥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물로 들어갔다.
무릎까지 들어갔다. 한 10분 정도 있으니 아린 느낌이 사라졌다.

이런 건가. 더위 먹는다 느낌이.

정말 물에 안 들어갔으면 병원으로 실려갔을 것 같았다.
12-1시쯤인가 점점 더 뜨거워진다.
친구는 안 되겠다고 어디 들어가자고 했다.

 

 

 

친구가 수영하고 있을 때 멋진 곳을 발견했다고 금방 갔다 온다고 하더니,
한 20분이 지나도 안 온다.  슬슬 걱정이 되었었는데 찾으러 갈까 하다가 짐을 다 들고 바위 뒤로 가기는 무리.
친구는 레스토랑 가는 길에 말했다.
자기가 멋있었다는 곳이 여기라고.
바위 중간쯤 동굴처럼 움푹 들어간 곳 있는데 바위가 정말 멋있단다.
수영복 가져갔으면 나도 가 봤을 텐데 어흑... ㅜ.ㅜ
나는 저 바위 뒤편에 그늘도 없는 곳에서 있었음.

 

 

 

사전 조사로 찜해 두었던 레스토랑
이 곳 2층에서 바라보는 석양이 정말 멋지단다.
상그리아 한잔과 함께 석양을... 캬~ 그런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곳.

 

 

우리에게 석양은 없지만, 이 곳에서 바라보는 해변과 올드 타운 그리고 지중해 수평선 풍경만으로도 정말 행복하다.

 

 

썬베드 하나 잡고 주문을 했다.
2층은 안주와 술만 판다.
식사를 하려면 아래층으로 가야 한다.
우리는 상그리아와 감자칩이랑 올리브를 시켰다.

 

 

여기 상그리아는 과일이 듬뿍~

 

썬베드가 일반 썬베드가 아니라 침대임!
타월과 같은 페브릭으로 전체 덮인 침대!
수영하고 와서 바로 눕나?

 

 

푹신푹신한 침대에 누워 상그리아 마시며 바닷바람을 느끼며...
푸른 하늘.... 그리고 정면에 정말 넓은 바다만 보이는 이 곳...
크루즈 여행을 가 본 적이 없지만 크루즈 배에서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느낌이 이런 게 아닐까 싶었다.

 

 

 

해는 점점 우리 얼굴로 옮겨가서 계속 파라솔 옮기느라 힘도 좀 쓰고.. ㅋㅋㅋ

 

 

친구랑 이런저런 이야기 정말 많이 나누었다.
이제는 서로 나이도 먹고 사회 경험도 있고 해서인지
좀 깊이 있는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어머~ 내 손 탄 거 좀 봐~ 비교하면서 이땐 웃었지만,
다음 날 난 정말 어이없는 일을 발견하게 된다.

 

 

옆에 상그리아가 있다는 걸 까먹고 벌떡 일어나면서,
상그리아 잔은 균형을 잃고 쓰러지는데...
반을 다 엎질려 버림.... ㅡ.ㅡ;;;;;;

베개와 시트 위... 뿐만 아니라... 내 원피스 뒤는 다 붉게 물이 들었다. ^^;;;;;;;;;
바로 화장실로 내려가서 지워보려고 애를 썼지만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음.
좋은 곳에서 잊지 못할 일하나 만들고 말았다... ㅠ.ㅠ

 

 

바르셀로니타처럼 여기 모래는 허옇게 묻어난다.
바르셀로네타처럼 시체스에도 발을 씻을 수 있는 곳 있었다.
이렇게 발을 깨끗이 씻고 샌들 신고 5분만 있어도 바싹 다 마른다.
이제야 여기 햇살이 얼마나 강한지 알게 되는 순간이다.